
급성 심근경색증 (골든타임, 전조증상, 응급처치)
급성 심근경색증으로 인한 초기 사망률은 30%에 달합니다. 얼마 전 평소 건강하고 운동도 꾸준히 다니시던 이사님이 운전 중 갑자기 가슴 답답함을 느껴 갓길에 차를 세우고 119를 부른 일이 있었습니다. 그분이 그 순간 멈추지 않았다면, 지금 어떻게 됐을지 생각만 해도 아찔합니다. 건강하다고 믿었던 분에게 그런 일이 벌어졌다는 사실이 저에게는 꽤 큰 충격이었습니다.
심근경색, 어떻게 발생하고 왜 그토록 위험한가
심장은 쉬지 않고 뛰면서 온몸에 혈액을 공급합니다. 그 심장 자체에 산소와 영양분을 전달하는 혈관이 바로 관상동맥(coronary artery)입니다. 관상동맥이란 심장 근육을 둘러싸고 있는 세 가닥의 혈관으로, 이 혈관이 막히는 순간 심장 근육은 순식간에 괴사하기 시작합니다.
문제는 이 혈관이 30~40대부터 이미 동맥경화로 서서히 좁아지기 시작한다는 점입니다. 혈관 벽에 쌓인 지방층이 어느 순간 갑자기 터지면서 혈전(blood clot)이 생기고, 혈관이 100% 막히면 그게 바로 급성 심근경색증입니다. 여기서 혈전이란 혈액이 굳어 형성된 덩어리로, 좁은 혈관 안에서 마치 마개처럼 혈류를 완전히 차단합니다.
같이 일하는 친구 아버님도 이미 여러 개의 스텐트 시술을 받으셨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친구도 가족력이 있어서 본인 역시 주의가 필요하다고 했는데, 그때 저는 '남 얘기'처럼 들었던 게 솔직한 심정입니다. 지금은 그 대화가 완전히 다르게 느껴집니다.
진단은 심전도(ECG) 검사를 통해 이루어집니다. 심전도에서 QRS파와 T파 사이의 구간을 ST 분절(ST segment)이라고 부르는데, ST 분절이란 심장 근육이 정상적으로 수축을 마치고 다음 수축을 준비하는 짧은 안정 구간입니다. 관상동맥이 막혀 심근이 괴사하면 이 ST 분절이 비정상적으로 솟아오르며, 이를 ST 분절 상승 심근경색증(STEMI)이라고 진단합니다.
더 무서운 건 이후 연쇄 반응입니다. 심근 세포가 허혈 상태에 빠지면 심실 빈맥이나 심실 세동 같은 치명적인 부정맥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심실 세동이란 심장 근육이 제멋대로 떨면서 실질적인 혈액 박출이 이루어지지 않는 상태로, 사실상 심장이 멎은 것과 다름없습니다. 병원에 도착하기 전에 급사하는 경우 대부분이 이 부정맥 때문입니다.
심각한 경우 심인성 쇼크(cardiogenic shock)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심인성 쇼크란 심장 펌프 기능이 극도로 저하되어 전신에 혈액을 공급하지 못하는 상태로, 사망률이 50%를 훌쩍 넘습니다. 이 상태에서는 혈관 내 미세축 심실 보조 장치인 IMPELLA를 좌심실에 삽입해 심장 대신 혈액을 강제로 퍼 올리는 응급 시술까지 진행하게 됩니다.
급성 심근경색증이 위험한 이유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초기 사망률 30%, 병원 치료 중에도 5~10%가 생명을 잃음
- 병원 도착 전 심실 세동으로 급사하는 경우가 상당수
- 심인성 쇼크 발생 시 사망률 50% 이상
- 심근 괴사는 되돌릴 수 없어 골든타임 내 개통이 핵심
연간 심정지 발생 건수는 3만 명 이상이며, 생존율은 7.5%에 불과합니다(출처: 질병관리청). 이 수치를 처음 봤을 때 저는 솔직히 믿기지 않았습니다. 100명 중 7~8명만 살아난다는 뜻이니까요.
골든타임 안에 무엇을 해야 하는가
급성 심근경색증 치료의 핵심은 관상동맥 중재술(PCI, Percutaneous Coronary Intervention)입니다. 관상동맥 중재술이란 피부를 절개하지 않고 요골동맥이나 대퇴동맥을 통해 가느다란 카테터를 삽입한 뒤, 막힌 관상동맥에 풍선을 부풀려 혈관을 넓히고 스텐트로 고정하는 시술입니다. 빠르면 빠를수록 심장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고, 심장 기능을 거의 정상에 가깝게 유지한 채 퇴원하는 사례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병원에 도착하기 전,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무엇일까요. 제가 응급 처치 실습에서 직접 배운 내용을 토대로 말씀드리면, 순서와 방법이 생각보다 중요합니다.
먼저 절대 하지 말아야 할 것이 있습니다. 환자에게 니트로글리세린을 함부로 먹이거나, 혀를 억지로 빼내려는 시도는 오히려 위험합니다. 턱을 살짝 치켜들고 머리를 뒤로 젖히면 혀가 기도를 막는 것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그다음 해야 할 행동은 명확합니다.
- 즉시 119에 신고한다
- 심장 마사지(흉부 압박)를 시작한다 — 분당 100~120회, 5cm 이상 깊이로
- 주변의 자동 심장 충격기(AED)를 찾아 사용한다
AED, 즉 자동 심장 충격기란 심실 세동 상태의 심장에 전기 충격을 가해 정상 리듬을 되찾도록 돕는 장치로, 사용 방법이 음성으로 안내되어 의료 지식이 없어도 누구나 사용할 수 있습니다. 제가 실습에서 직접 써봤는데, 기계가 알아서 안내해 주기 때문에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습니다. 내가 배운 이 한 번의 실습이 언젠가 누군가의 생명을 살릴 수 있다는 생각이 드니, 더 제대로 익혀둬야겠다는 마음이 생겼습니다.
전조 증상도 반드시 알아야 합니다. 평소 비탈길을 오르거나 심한 운동을 할 때 가슴 답답함을 느끼는 분들이 있는데, 이 증상의 빈도와 강도가 갑자기 늘어난다면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합니다. 이사님도 이전부터 가슴 답답함을 느끼셨다고 했는데, 그 증상을 그냥 넘기지 않고 바로 차를 세운 게 생명을 구한 셈입니다. 고지혈증이나 당뇨 병력이 있다면 이런 증상에 더 민감하게 반응할 필요가 있습니다.
심근경색 위험도를 높이는 주요 인자는 흡연,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가족력이며, 이를 복합적으로 보유한 경우 발병 위험이 크게 높아진다고 알려져 있습니다(출처: 대한심장학회).
이사님 일을 계기로 저도 건강을 대하는 태도가 조금 달라졌습니다. 와이프와 오래 건강하게 살려면 지금부터 사소한 것들을 챙겨야겠다는 생각이 부쩍 커졌습니다. 정기 검진, 식습관, 그리고 응급처치 실습 — 이 세 가지만큼은 더 이상 미루지 않으려 합니다. 만약 주변에 가슴 답답함을 가끔 느낀다는 분이 있다면, 그냥 넘기지 말고 한 번쯤 심전도 검사를 권해 보시길 바랍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며, 전문적인 의료 조언이 아닙니다. 정확한 진단과 치료는 반드시 전문 의료진에게 받으시기 바랍니다.